K푸드에 꽂힌 日 2030 여성 몰려온다

입력 2023-09-19 17:51   수정 2023-09-26 20:30

“한국 호떡과 핫도그를 즐기려는 일본 젊은이들이 길게 줄을 선 건 도쿄 신오쿠보에서 일상이지요.”

한국에서는 드라마로 더 유명한 ‘고독한 미식가’의 원작 만화 작가 구스미 마사유키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선으로 방한해 지난 13일 ‘식객’의 허영만 작가를 만났다. 한·일 양국의 문화교류 활성화 아이디어 교환 차원에서 이뤄진 이 자리에서 그는 “일본 젊은이들의 한국 음식 사랑이 한국 여행으로 이어지고 있다”고 했다.

그의 말처럼 일본의 MZ세대(밀레니얼+Z세대)는 8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원·엔 환율 부담을 뚫고 한국으로 밀려오고 있다. 그 중심엔 온라인동영상서비스(OTT)를 통해 ‘4차 한류’의 핵심 소비층으로 뜬 2030 여성이 있다. 방한 외국인 가운데 일본인 수는 올해 1~7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.
日 관광객 “한국 맛집 가고 싶어”
1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~7월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107만3591명으로 방한 외국인 중 1위였다. 중국(77만1198명), 미국(61만8688명), 대만(50만5723명) 등을 크게 앞질렀다. 일본이 방한 외국인 집계에서 1위를 차지한 건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.

7월 일본의 대형 여행사 HIS의 조사 결과 올 여름휴가철에 일본인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여행지로 서울이 1위, 부산이 7위에 올랐다.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4회 이상 방문한 사람의 비율 역시 49.9%로 전 세계 평균(30.0%)을 훨씬 뛰어넘었다.

이는 엔저와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일본 내 해외여행 수요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게 여행업계의 시각이다. 올해(1월 1일~9월 19일) 원·엔 평균 환율은 100엔당 947.5원으로 2015년(935.1원) 후 가장 낮았다.

일본인들의 한국행은 2030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.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일본인 중 여성 비율은 66.2%에 달했다. 특히 전체 방문객 중 20대와 30대 여성 비율은 각각 27.0%, 9.1%를 차지했다. 같은 연령대 남성(20대 7.2%, 30대 5.2%)에 비해 훨씬 높다.
K푸드 전면에 내세운다
정부는 일본인 관광객을 지금보다 더 끌어모으기 위해 한국을 찾는 횟수가 일본 여성에 비해 적은 일본 남성을 겨냥한 마케팅에 나섰다. 구스미 작가를 초청한 것도 그 일환이다.

일본에서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는 시청자의 70%가 남성이다. 구스미 작가는 1박2일 일정으로 서울 서촌·을지로·삼청동 일대의 숨겨진 맛집을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했다. 이를 서울의 ‘직장인 맛집’, ‘혼술 맛집’ 등의 콘셉트로 일본 남성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이다. 하반기 중 남성들이 선호하는 음식 등을 담은 한국 관광 가이드북을 제작하는 등 ‘남자들의 한국’이란 마케팅도 펼친다.

지난 4월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‘2022년 잠재 방한 여행객 조사’에 따르면 일본인들이 한국을 방문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건 ‘맛집 탐방’이었다. 전체 응답자의 64.1%가 꼽아 쇼핑(62.8%), 역사·문화유적지 방문(37.9%)을 앞질렀다.

K푸드와 연관된 지역의 스토리를 개발하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다. 한국관광공사가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부산관광공사와 공동으로 ‘부산 대게 캠페인’을 여는 게 그런 사례다.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“한국 여행을 통한 한·일 양국의 미래세대 교류는 서로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로 단단한 우정과 신뢰의 토대가 될 것”이라고 말했다.

송영찬 기자 0full@hankyung.com


관련뉴스

    top
    • 마이핀
    • 와우캐시
    • 고객센터
    • 페이스 북
    • 유튜브
    • 카카오페이지

    마이핀

    와우캐시

   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
   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
    캐시충전
    서비스 상품
    월정액 서비스
   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
    GOLD PLUS 골드서비스 + VOD 주식강좌
   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+ 녹화방송 + 회원전용게시판
    +SMS증권정보 + 골드플러스 서비스

    고객센터

    강연회·행사 더보기

   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.

    이벤트

   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.

    공지사항 더보기

    open
    핀(구독)!